가난한 법학도들의 어머니 조명덕 여사,
한국외대에 25억 기부
“박철 총장 취임에 즈음하여 힘 실어주고자”
한국외대(총장 박철)에 20억여 원을 기부해 온 조명덕 여사(76)가 지난 2월 23일 열렸던 박철 총장의 취임에 즈음해 2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추가로 기부했다. 조명덕 여사는 1993년부터 지금까지 총 45억여 원을 한국외대에 기탁했다.
특히 이번 기탁은 박철 총장의 연임을 축하하기 위해 취임식(지난 2월 23일) 날 이뤄진 것으로, 조명덕 여사는 “박철 총장 취임 후 외대의 비약적 발전에 고무되었으며, 새로이 출발하는 박철 총장에게 학교발전에 대한 힘을 실어주고자 기탁한다”고 밝혔다.
조명덕 여사가 한국외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이강혁 4대(1990년 4월~1994년 4월) 한국외대 전 총장을 알게 되면서부터이다. 30, 40대에 서울 무교동에서 한식집을 하며 억척같이 모은 돈으로 마련한 상가 건물을 날릴 위기에 처했을 때 당시 이강혁 총장의 도움으로 재산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한다. “큰 도움을 받고난 후 이강혁 총장님과 식사를 하면서 모아 놓은 재산을 어디에 쓰면 좋을지 물어봤어요. 그런데 총장님 말씀이 법대에 돈이 없어서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똑똑한 학생들이 많으니 법대생을 도와주면 좋겠다,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조명덕 여사는 6·25전쟁 때 남으로 피란 온 후 평생을 홀로 살아오며 한식당을 해서 어렵게 번 거액의 돈을 한국외대 법대에 기부해 왔다. 1993년부터 매년 3천만 원을 법대생들의 장학금으로 기부했고, 1999년에는 장학금 및 발전기금으로 3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이러한 인연은 2006년 박철 총장의 취임 이후 다시 이어져 2007년 4월, 법대생들과 학교의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14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해 당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조성된 장학금으로 수많은 학생들이 ‘조명덕 장학금’의 수혜를 받았으며, 그 중에서 법조인은 13명에 달한다.
특히, 2008년 한국외대가 로스쿨로 선정되자 조명덕 여사는 누구보다 기뻐했다. “로스쿨 선정을 앞두고 100일 기도를 드렸어요. 그런데 떡 하니 로스쿨에 선정된 거예요.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이러한 조명덕 여사의 학교사랑에 감사를 표하고자 학교는 2007년 신축한 법학관에 ‘조명덕 홀’을 개관하고, 조명덕 여사의 부조 흉상을 홀 입구에 설치하였다.
사진=직찍
3년 전, 지병인 당뇨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사람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명덕 여사의 마음은 바빠졌다. “좋은 일, 어려운 일에 쓰는 것은 전혀 아깝지가 않아요. 최근 로스쿨 개원 등 외대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고, 그리고 우리 학생들도 다들 잘 된 것을 보니 아주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주 부자 된 기분이야. 나는 지금껏 차 하나 없이 대중교통 이용하면서 버스 타고, 걸어 다니고 하는데 그래도 참 보람 있고 즐거워요.”
조명덕 여사의 기부는 단순히 물질적인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장학금을 받는 어려운 형편의 법대생들을 집으로 초대해 손수 따뜻한 저녁을 지어 먹이거나 평소에는 먹기 어려운 귀한 음식을 사주기도 하고, 오페라 공연 등에도 데리고 가는 등 자식 뒷바라지 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그들을 보살피고 힘이 되어 주고 있다. 때문에 ‘조명덕 장학금’으로 공부해 법조인이 되거나 사회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과 조명덕 여사는 서로에게 가족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람은 어디까지나 건실해야 하고, 자기를 지킬 줄 알아야 하고, 겸손해야 한다고 당부하는 조명덕 여사는 “한국외대 로스쿨을 통해 돈에 치우치지 않고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법조인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자료=외대 전략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