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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_눈사람님이 쓴..카이스트 졸업생이 쓴 서울공대와 KAIST와 연고대 차이 읽어볼 만하다. 논쟁도 다양하다. 가난한 학생이 간다는 것인데..

저는 KAIST 학/석사 졸업생입니다.

 

어떤 학생이 서울공대를 가고, 어떤 학생이 KAIST를 가고, 어떤 학생이 연고대를 가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들의 진로는 대충 어떻게 될까요? 제가 아는대로 말해보겠습니다.

 

이공계 학생은, 성적이 최상위층이면 의대나 치대를 진학하려 합니다.

최상위층이 아니거나, 최상위층이어도 가정형편이 어려우면 장학금을 주는 이공계를 선택합니다.

의대, 치대를 못가는 학생중에서 어떤 학생이 서울대를 가고, 어떤 학생이 KAIST를 가고, 연고대를

가는 것일까요?

 

먼저 서울공대를 가는 학생은 의치대 가는 학생을 제외하고, 제일 공부 잘하는 학생이 갑니다.

서울공대를 가는 학생을 빼면, 연고대와 KAIST가 남는데, 가정형편이 좋은 학생은 연고대 가고,

가난한 집안의 학생은 KAIST 갑니다.

(제 집안도 가난했습니다. 등록금이 전혀 없다고 생각해서 KAIST를 선택했습니다. 기성회비는 있더군요.

 제 대학동기를 봐도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가난한 집안의 학생이더군요.)

 

다음으로, KAIST 학생은 어떻게 공부할까요. 아주 열심히 합니다. KAIST 학생은 가난한 집안의

희망인 경우가 많습니다. KAIST 학생들은 부모님에 보답하기 위해서, 무료학비를 해주는 국가에

보답하기 위해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합니다. KAIST에서 4년을 열심히 공부하고 졸업하면,

KAIST 학생의 실력은 대학입시때 약간 우위였던 서울대 출신과 비슷하거나, 뛰어난 정도까지 도달합니다.

KAIST 학생들은 특유의 성실함과 사명감으로 석박사가 되어서는 대한민국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합니다. 기업에 가서는 성실하게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런데, 서남표 총장의 개혁은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서남표 총장의 개혁은 징벌적 등록금제와 영어강의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한 가난한 집안 출신이 많은 KAIST 학생들에게 징벌적 등록금제는 치명적입니다.

부모님의 희망을 한몸에 받고 있는 개천에서 난 용인데, 부모님에게 말하기도 곤란합니다.

가난한 집안 출신이 많은 KAIST 학생에게 영어강의도 치명적입니다. 읽기는 될 수 있지만,

듣기는 영어학원을 다녀야 해결되는 것인데, 고등학교때까지 그럴 여력이 없었거든요.

 

우리나라에는 KAIST와 유사한 대학이 여러곳 있습니다.

KAIST, 포항공대, 울산과기대, 광주과학원,  모두 지방에 있고, KAIST와 유사한

등록금 혜택이 있어서 가난한 집안의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이런 곳에 모두 징벌적 등록금제와 영어강의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KAIST, 포항공대, 울산과기대, 광주과학원은 모두 입학시에는 서울공대보다는 수능에서는 낮지먄,

졸업시에는 서울공대와 비슷한 실력의 학생들을 길러냈는데, 그런 인재육성이 끝날 것입니다.

 

가난한 집안의 공부잘하는 학생들은, 더 이상 KAIST, 포항공대, 울산과기대, 광주과학원을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이공계 인재의 수준은 심각하게 저하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이공계 인재육성 시스템은 붕괴될 것입니다.

 

가난한 집안의 뛰어난 학생들이 이공계로 갈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리는 패착이 될 것입니다.

 

평등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KAIST에 등록금을 부과해야 합니다.

등록금을 부과하고 평점이 좋은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KAIST는 그냥 대전에 있는 지방대의 하나로 전락할 것입니다.

(자살사건이 생기면, 학생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리면 간단합니다.)

 

하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효율적 일까요?

서울공대 졸업생과 비슷한 수준의 인재를 만들수 있는 KAIST, 포항공대, 울산과기대,

광주과학원을 지방대로 전락시키는 것이, 국가와 국민에게 좋은 일일까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와 같은 기업들이 서울공대 졸업생과 같은 수준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한국 기업들의 대외 경쟁력은 약화될 것입니다.

가난한 집안의 공부잘하는 학생들은 등록금없는 육사를 가겠죠. 아니면, 경찰대나 세무대 가죠.

 

* 후기

저는 KAIST 석사를 마치고 기업체의 연구원으로 취직했습니다.

아주 성실하게 열심히 일햇습니다. 저는 직장을 다니면서, 돈을 모았고, 약간 터울이 진

막내동생은 재수시켜서 치대를 보냈습니다. 지금 개업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사실, 동생이 고등학교때 나보다 공부 못했는데, 그래도 아주 뿌듯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 KAIST 사건이 터지고 나서 집사람과 얘기해 보았습니다.

일단, 의대를 보내고, 실력이 조금 떨어지고 공대를 가고자 한다면,

서울공대를 보내고, 서울공대 갈 실력이 안되면 연고대 공대를 보내자고 하다군요.

 

이유는,

일차적으로 제가 연고대의 많은 등록금을 댈 수 있는 경제적 위치에 도달해서이고,

둘째는 등록금을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무 의무를 강조하는 KAIST 분위기가 싫다고 하더군요.

자식은 연고대 보내서 속편하게 살게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KAIST 갈 실력이면, 연고대 가서 국가 이공계 장학금 받을 수 있겠더군요.)

 

KAIST의 현재 위치가 그러합니다. 징벌적 등록금제와 영어강의는 치명적입니다.

학생을 자살로 몰고,  국가 전체의 이공계 인재육성 시스템을 붕괴시킬수도 있는..

 

* 댓글에 대한 답변

KAIST 졸업하고, 의치전 가는 학생때문에 등록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댓글 쓰신 분에게..

그런 학생이 전제 졸업생의 10%도 안될텐데, 그런 학생때문에 전체 학생이 희생해야 하나요?

그런 학생에게는 등록금을 추징하도록 법규정을 바꾸면 됩니다.

(그렇게 따지면, 서울공대 다니면서 국가 이공계장학금 받고, 의치전 가는 학생은 장학금 환불됐나요?)

그리고, 앞으로는 의치전이 폐지되기 때문에 그런 일도 있을 수 없습니다.

 

예전, 잘나가는 대학으로는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금오공대가 있었습니다.  KAIST와 비슷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러저러한 지방대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습니다.

KAIST도 그렇게 만들고 싶으신가요?  (지방의 그러저러한 공대로...)

 

당신이 아주 부유한 사람이 아니라면, 가난한 집안의 학생이 이공계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또한 자신의 집안을 일으켜 세울 공간(KAIST, 포항공대, 울산과기대, 광주과학원)을 남겨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언젠가, 당신 자식이나 손자가 절실하게 그러한 대학을 필요로 할 수도 있습니다.

 

가난한 집안 출신이였던 제가 절실하게 KAIST를 필요로 했고, KAIST 나와서 연구원으로 국가에 기여했고,

집안의 가난을 제 세대에게 깨뜨린 것처럼, 개천용의 작은 연못으로 KAIST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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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논쟁도 많아 소개해본다.

"음...공부 제일 잘하는 학생이 의대 치대가는건 아니고 좋은 의대 치대를 가지요~ 그리고 전 카이스트 나와도 찢어지게 가난하진 않았고 제 주변 친구들도 그랬구요~ 물론 장학혜택이 있으니 학교 선택한 것도 컸지만 저랑도 잘맞았던 것 같구요~ 기숙사생활이라던가 공부도 나름 재밌었습니다~ 저 다닐땐 이공계 장학금이라 다른 학교 이공계학생들도 많이 받았구요~ 저희 고딩 동기들은 학교 선택 서열화해서 간건 아니고 그냥 자기 선호에 맞춰서 갔는데;; 수능치고프고 서울살고픈 애들은 서울쪽으로 서울 꼭 안살아도 되고 기숙생활하고 장학혜택 받고픈 애들은 대전으로~"

"찟어지게 가난할 정도는 아니고, 집안 형편이 좋은 편이 아니거나, 형제나 자매가 있어서 부모님이 등록금을 2명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에 벅차다고 느끼는 정도로, 가정형편이 중간층 이하라면, 학생 스스로 등록금이 많은 연고대를 선택하기 보다는 KAIST를 선택한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세요."

"영어학원을 안 다닌 가난한 집 학생들은 읽기는 되도 듣기는 안돼요. 그런데 그런걸 강요했으니 나름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아이들이 많이 절망했을거예요"

"저의 친형이 학부 전기및 전자 87학번이고, 졸업후 대학원에 정보통신 전공했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전에 형이 하던 말이 기억하는군요. 부모님 너무 가난해서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고...항상 전교1등하다가 과학고 들어갔고, H와 S전자 연구원으로 있다가 지금은 신학 공부합니다. 다시 가난하게 살지요."

"다시 간 녀석들은 있습니다. 인풋이 대충 그정도 였습니다. 참고로 96학번이고요. 요지는 카이스트가 그렇게 돈이 없는 애들이 가는 곳이라면, 상당수 학생들이 재학중, 또는 졸업후 의,치대 시험을 보고 또 그 방면으로가는데, 국가의 과학기술 동량이 되려고 들어온 학생들이 왜 그러는 거죠? 제 생각에는 이미 카이스트도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과학과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오는 곳이 아니라, 나와서 학교 이름을 가지고 그냥 잘 살아 보려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고, 그런 학생들이 이,공계의 졸업후 현실과 힘든 연구보다는 잠시 고생하고 평생 돈 벌수 있는 직업을 가지길 원하기 때문에, 이런것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학생들의 지나친 자의식입니다.. 카이스트를 다님으로써 받는 혜택을 당연한걸로 여기고..주위서 하도 영재영재하고..자신또한 그리 생각하는데 막상 현실에 부딪혀보면 자신이 그리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걸깨닫게 되거든요... 졸업 시점에서는 카이스트가 가장 대학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될려면 또한 학생들또한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합니다.. 요즘 우리나라 보면 너무 경쟁 노이로제에 걸려있습니다..주위에 유학갔던 친구들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얼마나 대학생활을 널널하게 보내는지 느끼지더군요..물론 저또한 그런 대학생활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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